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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황3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양생이 필요해! 신경쇠약과 천왕보심단 나와 시대를 함께 진단하라 – 신경쇠약 시대와 천왕보심단 -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설가 구보는 어느 날 특별한 목적 없이 서울 거리를 배회한다. 천변, 다방, 백화점, 버스, 대합실 등은 그의 의식이 흘러가는 무대가 되며, 거기서 구보는 관객 없는 객석을 향해 자아분열적인 독백을 내뱉는다. 어디를 갈까 생각해보다가 그가 갈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격렬한 두통을 느낀다. 그는 이를 신경쇠약이 틀림없다고 스스로 단언한다. 식민지 치하의 파행적 근대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던 당시 지식인의 우울한 고뇌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구보의 배회 혹은 방황을 해방 후의 전환기, 심지어 지금의 서울이라는 무대 위로 옮겨 놓아도 그렇게.. 2015. 12. 1.
피부가 건조한 계절, 회춘의 명약 - 경옥고 회춘의 명약, 경옥고 몇 년 전 제부(弟夫)가 80대인 장모님을 위한 보약이라며 경옥고를 사왔다. 보약이라는 말에 관심을 보이시던 어머니께서 인삼이 들어갔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손사래를 치시며 절대 드시지 않겠단다. 그렇지 않아도 몸에 열이 많아 고생인데 웬 인삼이냐고 하시면서. 그러고 보니 복날에도 어머니는 인삼을 뺀 삼계탕을 드신다. 그때마다 나는 '앙꼬 없는 찐빵을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면 '너도 한번 나처럼 몸이 후끈후끈해 보면 알 것이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추위에는 매우 민감하지만 더위는 별로 타지 않는 편이라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다. 인삼을 달여 먹어도 몸에 별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나를 가리키며 어머니께서 “만날 추워하는 네가 먹어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졸지에 경옥고를 먹게 되었.. 2013. 10. 4.
온 몸에 수분이 콸콸콸! 신장이 허할 때 좋은 숙지황 피땀의 원료! 숙지황 아홉 번 찌고 말려 만든 검은색 명약 여기 말장난 같은 중국의 수수께끼가 있다. 한번 도전해보시라. “나는 생판 모르는 곳을 방문했다가 잘 아는 곳으로 돌아왔다. 나는 무슨 약초일까” 짐작이 가는가? 답은 지황(地黃)이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중국말로 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처음 가는 곳을 생지(生地)라고 하며 익숙한 곳은 숙지(熟地)라 하는데 생지황이 숙지황으로 바뀌는데서 이 수수께끼의 모티브를 따 온 것이다. 숙지황은 지황이라는 현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의 뿌리를 익힌 것이다. 채취한 지황을 그대로 쓰는 것을 생지황이라 하고 그늘에 말려쓰는 것을 건지황이라 하며 건지황을 술이나 생강 등에 절여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햇볕에 말리면(구증구포九蒸九曝), 이것이 숙지황이.. 201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