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병법17

[마치며] 감옥 쇼생크를 탈출할 수 있었던 희망은 일상에서부터 일상에 스며드는 무형의 전략- 황련해독탕과 화기의 조절 영화 의 주인공인 앤디는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쇼생크라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난생처음, 그것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되었지만 앤디는 점점 감옥 생활에 적응해갔다. 어려운 환경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 익숙해지고 살만해진다. 교도소도 그랬다. 오래 있다 보면 신체가 적응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앤디는 교도소 소장의 뒷돈을 세탁하고 관리해주면서 교도소 내 도서관 보직을 얻어 좀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적응의 단계를 훌쩍 넘어 신체가 수동적으로 길들여지는 경우가 있다. 영화 속에서 브룩스라는 노인은 감옥에 길들여졌다. 50년간 쇼생크에서 살면서 오히려 감옥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두려운 .. 2016. 2. 2.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양생이 필요해! 신경쇠약과 천왕보심단 나와 시대를 함께 진단하라 – 신경쇠약 시대와 천왕보심단 -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설가 구보는 어느 날 특별한 목적 없이 서울 거리를 배회한다. 천변, 다방, 백화점, 버스, 대합실 등은 그의 의식이 흘러가는 무대가 되며, 거기서 구보는 관객 없는 객석을 향해 자아분열적인 독백을 내뱉는다. 어디를 갈까 생각해보다가 그가 갈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격렬한 두통을 느낀다. 그는 이를 신경쇠약이 틀림없다고 스스로 단언한다. 식민지 치하의 파행적 근대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던 당시 지식인의 우울한 고뇌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구보의 배회 혹은 방황을 해방 후의 전환기, 심지어 지금의 서울이라는 무대 위로 옮겨 놓아도 그렇게.. 2015. 12. 1.
사는게 지루해? 혹시 기허? 여행처럼 몸에 새로운 길을 내는 '보중익기탕' 권태와 중독 사이 – 보중익기탕의 낯선 체험 -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포에버〉의 화두는 권태다. 괴물의 이미지를 벗고 안락한 삶을 살게 된 슈렉은 매일 똑같은 일상에 권태를 느낀다. 급기야 단 하루, 괴물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악당의 꼬임에 넘어가 위험한 계약을 하고 만다. 슈렉은 괴물이었던 리즈(?)시절을 하루 동안 만끽하는 대신 그의 일생 중 하루를 악당에게 내어주었다. 그 많은 날들 중 단 하루쯤이야 얼마든지 반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악당은 그 하루를 슈렉이 태어난 날로 정했다. 악당이 슈렉의 태어난 날을 빼앗았기 때문에 슈렉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괴물로 살게 된 하루가 지나면 돌아갈 몸이 없어진다. 슈렉이 이런 위험한 거래를 감행한 것은 지긋지긋한 일상의 반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2015. 11. 17.
가감법 - 매번 달라지는 사람처럼, 방제도 달라진다 변이와 확장의 낯선 묘미, 뷰티아웃사이드 – 방제의 가감법(加減法)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나는 매일 아침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한다. 시력도 좋았다 나빴다 시력도 이랬다저랬다, 매일 아침이면 새로운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야 한다.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떻게 해야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 영화 〈뷰티인사이드〉 중에서 영화 〈뷰티인사이드〉는 이렇게 기이한 내용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나, 주인공인 김우진은 고등학생이던 어느 날 이후로 아침에 일어나면 모습이 바뀐다. 학교도 다닐 수 없었고 연애도 할 수 없었다. 이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은 엄마와 동업자이자 친구인 상백 뿐이다. 어느 날 우진은 홍이수라는 여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 이수.. 2015.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