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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2

필경사 바틀비, 시스템에 균열의 씨앗을 심다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1) 『필경사 바틀비』는 『모비딕』의 작가로 더 알려진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이다. 1851년 출간된 『모비딕』과 후속작들이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출판사에 화재가 나서 그의 모든 작품이 불타 버렸다. 멜빌은 절박한 마음으로 『필경사 바틀비』를 쓰기 시작한다. 시련은 자신이 서 있는 지반을 한 걸음 물러서서 보게 한다. 세상에 던져져 있지만 큰 벽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 『필경사 바틀비』는 그러한 단절감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19세기 중반의 월가(Wall Street)는 실제로 큰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한다. 원주민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세워진 이 벽이 월가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바틀비의 책상이 있는 창가도 오래된 벽.. 2015. 10. 21.
[근대소설극장] '불량'세입자와 '구렁이'집주인의 한판 - 김유정의 「따라지」 한국근대소설, 등장인물소개로 맛보기 ⑨ 따라지 세입자들과 따라지 집주인의 한판 승부 ― 김유정의 「따라지」* 따라지 : 보잘것없거나 하찮은 처지에 놓인 사람이나 물건을 속되게 이르는 말 맛볼 소설 : 김유정, 「따라지」, 『조광』, 1937년 2월 시놉시스 1930년대 사직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사직골 꼭대기에는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초가집에 방 3개를 세놓고 사는 중늙은이 주인 내외가 있다. 그런데 세든 사람들이 모두 처지가 변변찮아 한 달치 월세를 세 달에 걸쳐 야금야금 주는 등 월세를 제때 제대로 받은 일이 없다. 과부 누이가 공장에 나가 돈을 벌고 남동생은 하루 종일 방에 처박혀 있는 건넛방의 남매, 폐병 걸린 늙은 아비와 버스 안내양을 하는 딸이 사는 아래채 방의 부녀, 그 방 바로 옆방에 살며 .. 2014.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