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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2

기형도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영원한 이십대의 망명지,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 「장밋빛 인생」 中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 「비가 2 : 붉은 달」 中 십대 때는 마흔이 넘은 나를 상상하지 못한다. 당연하다. 생각해 보면 자신이 뭔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내 모습은 길어야 10년 뒤쯤인 듯하다. 아무튼 십대 때는 마흔도 너무 오래 산 나이처럼 느껴진다. 노인의 모습을 한 뒤에 죽지 말고, 젊었을 때 죽었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도 곧잘 한다. 십대 후반의 나는 이십대 길어야 삼십대 초반에 죽은 문인 및 예술가들을 동경하며 서른이 넘어 사는 삶은 끔찍할 거라 생각했다. 스물여덟에 죽은 윤동주, 스물일곱에 죽은 이상은 너무.. 2015. 10. 20.
『내가 읽은 박완서』로 시작된 책과 책의 인연들 마음에 드는 책을 읽으면 그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다른 책들도 연달아 손에 넣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식으로 평소 전혀 알지 못했던 작가의 책을 보게 되기도 하고, 거의 손댈 일 없는 분야의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이번에 떠들쳐 본 책이 그런 경우다. 10년 전에 나온 한 작가의 산문집은 오늘 맨 앞에 소개하는 책에서 보게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내내 손에 들 일이 없었을 터였고, 또 다른 책은 10여 년 동안은 종종 여기저기 펼쳐 읽곤 했던 책이지만 근 5~6년간은 전혀 손대지 않은 채 잊고 지냈던 책이었다. 이미 읽었던 소설도 다르게 읽혔다. 이미 읽었지만 읽지 않았던 걸 읽을 수 있었던 책들이다. 이 책은 김윤식의 책으로서는 좀 이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쓴 작가 이름을 단 책 중에서 연구서.. 2013.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