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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6

‘잘 쓰기’는 ‘잘 읽기’부터 ‘잘 쓰기’는 ‘잘 읽기’부터 표현의 역량 생각해 보건대,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글’을 잘 쓰면 뭐가 좋을까?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러한 마음의 근저에는 ‘표현의 역량’에 대한 욕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 ‘표현의 역량’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어떤 생각이나 정서 또는 자신과 작용한 사건, 사물의 상태 등을 ‘원하는 대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렇게만 써놓으면 이 역량은 ‘묘사력’과 같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오해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역량’은 그보다는 좀 더 심층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단순한 기술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표현의 역량’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글’.. 2022. 8. 16.
시중의 시간성 : 선한 것 중에서 적중한 것을 택하는 새로운 리듬 시중(時中)의 시간 지난 연재에서 나는 중용(中庸)을, 가차 없이 흐르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잡아채는 시간인 카이로스 시간의 공존으로 읽었다. 두 시간은 서로 상관적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이 없다면 시간이 흐른다는 것조차 알 수 없을 것이고, 카이로스의 시간 역시 크로노스의 시간이 없다면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가차 없이 흐르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잡아채는 시간인 카이로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다. 논리란 모순을 허용하지 않는다. 전자의 시간은 흐르는 것이고 후자의 시간은 흐르는 시간을 멈춰 세워야 비로소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두 시간은 서로 모순적이다. 나는 논리적으로는 공존할 수 없지만 구체적 삶에서 두 시간은 공존하는 것이고, 그 공존 가능성을 포착하는 것이 .. 2016. 7. 28.
희노애락의 우주적 스케일,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중(中)과 화(和) 희로애락이 아직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희로애락이 일어나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發而皆中節 謂之和) ‘중(中)’은 천하의 근본이다.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화(和)’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이다.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중(中)’과 ‘화(和)’가 지극해지면, 천지가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란다.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중용 1장은, 하늘이 부여한 성(性)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고 그것은 교(敎)에 의해 지켜진다는 첫 구절로 시작해서, 희로애락과 천지만물의 관계를 말하는 이 구절로 끝난다. 중용을 처음 읽었을 때 이 구절이 참 놀라웠다. 문맥으로 보아서 ‘중(中)’과 ‘화(和)’가 지.. 2016. 6. 30.
갑오년 탐구생활, 왜 청마의 해인가요? 2014년을 갑오년이라고 하죠. 그런데 웬 청마?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낯선 분들도 있을 텐데 오늘 이 글을 통해서 ‘갑오년=청마의 해’ 이 공식(!)을 아주 쉽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금이 음력으로는 계사년 12월인 거 알고 계시지요? 갑오년은 입춘부터이니 아직 한 달 정도 남아 있다는 점~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할게요. ^^ ‘갑+오’의 의미 갑오개혁, 아시죠? 갑오년에 있었다고 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병자호란, 이 역시 병자년에 일어난 전쟁이라서 그렇습니다. 예전에 국사 시간에 다음 중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순서대로 배치하라~ 이런 문제를 종종 만나서 골치가 아팠는데요, 60갑자만 알아도 이런 문제는 아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숫자로 된 달력이 익숙하지만, 예전에는 문자로 시간을 구분했습.. 2014.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