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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보32

[활보활보] 나는, 밝고 온화한 J의 우렁각시! 나는 부부의 활보다! 나는 11월부터 월요일마다 활동보조를 하고 있다. 내가 활보하고 있는 집은 40대 중반의 내 또래 장애인 부부의 집이다. 남편 O와 부인 J는 10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결혼했다. 그들은 한때 여느 평범한 부부처럼 각자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잘 나가던 때도 있었다. 소아마비로 하지 장애가 있는 O는 요즈음 주로 침대에서 생활을 한다. 그로 인해 O의 신변 처리 및 가정의 전반적인 일은 J의 몫이다. 부인 J는 한쪽다리 소아마비로 스쿠터를 이용해야 외출이 가능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장애인은 항상 우울하고 불행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이런 선입견은 다행히도 첫날 여지없이 깨졌다. 부부의 집에서 활보를 하면서 무엇보다 밝고 온화한 분위기에 깜짝깜짝 놀란다. 그 역.. 2016. 6. 10.
[활보활보] 여유롭게 직면하기 각자 할 일이 있다 겨울이 왔다 갑오년, 겨울이 되었다. 초여름 일을 구하려고 여러 이용자를 만났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G언니, H언니와 겨울을 같이 보내고 있다. 외출하려고 언니들의 옷을 갈아입을 때면 겨울을 더 확실하게 느낀다. 여러 겹 옷을 입혀주고 거기에 두꺼운 잠바까지 입혀주면 반팔 옷을 입는 여름이 그리워진다. 일한지 8개월이나 됐지만 옷을 두껍게 입혀주는 건 여전히 어렵다. ‘8개월이나 됐는데 옷 갈아입혀주는 게 왜 어렵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G언니의 근육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팔에 옷을 끼려면 노하우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노하우는 타이밍인데, 언니가 팔을 살짝 돌릴 때 쑥 집어넣어야한다. 하지만 이 노하우가 옷을 두껍게 껴입을 때는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2016. 5. 6.
더 나은 삶이란게 뭘까? 장애를 꼭 결핍으로만 보아야 할까? 노답(No答)을 위한 인문학 활동보조인들을 고용하는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생활 하도록 신체가 세팅 되어 있다. 나는 2달 동안은 그렇게 트윈체제를 유지했었고 그게 다인 줄 알았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으니 본의 아니게 이용자의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게 된 것. 내가 일하지 않을 때에도 이용자는 도움이 필요했고 어머니는 도울 시간이 없었다. 방법을 찾던 이용자는 '단기거주시설'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단기거주시설은 장애인의 자립 준비를 돕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단 식사와 세탁 등의 기본 캐어를 제공한다. 그 외 시설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 말고는 장애인이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터치하지 않는다. 입소와 퇴소가 자유롭고 활동도 자유롭다. 장애인들을 위한 하숙 OR 호텔이랄.. 2016. 4. 8.
[활보활보] 진정한 자립 - 자립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근기' 자립하고 있는 G g는 요즘 이사 준비가 한창이다. 그는 2년 전에 평생 동안 살았던 집에서 나왔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자립을 하기 전에 도와주는 곳이다. 여기에는 g말고 2명의 장애인이 더 살고 있다. 이들 모두 2년 안에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한다. g를 포함해서 다른 장애인들 또한 이 기간 동안 자신이 살 곳을 정하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이곳을 거쳐 가고 자립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g를 포함해서 3명의 장애인들은 모두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g는 기초생활 수급자다. 그래서 한 달에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 들어온다. 따라서 g는 집만 있으면 혼자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왜냐면 내가 지금 버는.. 2016.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