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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23

[월간 이수영] 신적 폭력이란 무엇인가? 신적 폭력이란 무엇인가? 월간 이수영 2022년 11월호 벤야민은 ‘신화적 폭력’과 비교하며, ‘신적 폭력’을 이야기합니다. 신화적 폭력은 법을 보존하게 하며, 피를 흘리게 하는 폭력입니다. 하지만 신적 폭력은 법을 파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피를 흘리지 않고 목숨을 앗아간다’고 합니다. 피를 흘리지 않게 하는 폭력은 도대체 어떤 폭력일까요? ‘무조건적’ 성격의 윤리적 주체 칸트의 윤리적 주체는 물질과 쾌락을 욕망하다가, 좀 더 고상한 상위의 대상으로 욕망을 옮겨간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될 수도 없습니다. 칸트의 윤리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완전히 결별하는 순간에 생깁니다. 칸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정념적이라고 합니다. 이 정념적 세계.. 2023. 10. 4.
[민호의 읽기-기계]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욕망과 사회1 ‘기계’라는 기괴하고도 찬란한 존재론 1. “그것은 도처에서 기능한다. 때론 멈춤 없이, 때론 단속적으로. 그것은 숨 쉬고, 열 내고, 먹는다. 그것은 똥 싸고 씹한다. (...) 도처에서 그것은 기계들인데, 이 말은 결코 은유가 아니다.”(들뢰즈/과타리, , 민음사, 23쪽) 들뢰즈와 과타리의 기계라는 개념. 그것은 하나의 기계로서 작동하는데, 무엇보다 내 머릿속의 ‘기계’라는 말의 용법을 고장 내면서 작동한다. 기계라고 하면 으레 따라붙는 이미지들이 있다. 첫째, 능력의 표상. 기계는 부침 없이, 실수 없이, 감정 없이, 흔들림 없이 일을 처리해내는 비범함을 의미한다. 최연소 나이로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운 엘링 홀란드 같은 스트라이커에게 붙이는 ‘득점 기계’. 마이클 잭슨처럼 현란하게.. 2023. 8. 9.
자기가 자기에게 예속되다? '정신의 등반'이 필요한 이유 다른 관계, 다른 자기 단일재배, 단일품종 제주에서는 감자를 ‘지슬’이라고 부른다. 땅 속 열매라는 뜻의 한자 표현인 ‘지실’(地實)의 사투리 발음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감자는 땅속 줄기마디에서 기는줄기가 나와 그 끝이 비대해진 덩이줄기이다. 이 점을 생각하면, ‘지슬’은 감자의 정체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감자는 땅 속에 거주하는 놈이다. 땅에 붙어 도무지 멀리 가지는 못할 것 같은 이 감자의 원산지는 놀랍게도 안데스 산맥이다. 당시 잉카인들이 재배 했던 감자는 3,000종이 넘었다고 한다. 사실 야생 감자는 동물에게 먹히는 일이 없도록 독이 들어 있고, 그 맛도 쓰다. 이를 잘 알고 있던 잉카인들은 자신들만의 해독 작업을 통해 ‘츄노’라는 아주 독특한 에너지원을 고안하기도 한다.. 2016. 5. 31.
[약선생의 도서관] 가라타니 고진 - 코뮤니스트 칸트? 혁명적 칸트! 레드 칸트, 에티카 맑스 가라타니 고진 『트랜스크리틱-칸트와 맑스』 1.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고, 또 무척이나 많이 읽히고 있지만, 묘하게도 잘 인용하기를 꺼리는 현대 사상가들이 있다면 바로 일본 사상가들이다. 아마 그것은 한국인들이 일본 지식인을 대하는 태도, 그러니까 지성은 선진 서구의 명망 있는 지식인으로부터 이어받아야지, 일본 지식인 따위에게 배우냐는 심리에 기인할 것이다. 한번은 옛 연구실에 일단의 일본 지식인들이 찾아왔다. 국제 워크숍이었는데, 주제는 “인문학에서 현장이란 무엇인가”였다. 그때 참가한 젊은이들 중에는 요즘 한국에서 유명해진 긴 머리의 고쿠분 고이치로(國分功一郎)씨도 있었다(당시에는 살짝 히피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는 몇몇 철학자로부터 ‘환대’ 개념을 끄집어내어 솜.. 2016.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