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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3

[메디씨나 지중해] 병원 발데브론 이야기 병원 발데브론 이야기 오늘은 내가 이번 학기부터 나가게 된 병원 발데브론(Vall d’Hebron)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3학년부터 UAB의 의대생들은 바르셀로나에 흩어져 있는 네 군데의 병원으로 배치된다. 본 캠퍼스에 비교하면 병원 내 학교는 크기도 작고 시설도 별로 없다. 그래도 학생들은 만족한다. 지금까지가 다른 과 학생들과 캠퍼스를 공유하는 ‘대학생’의 일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이 거대한 병원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아침 7시 50분에 병원에 들어서면 벌써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개미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환자, 간호사, 의사, 청소부, 직원, 환자, 엠뷸런스, 택시 기사, 그 사이에서 수업을 들으러 가는 우리들… 이곳이 앞으로 사 년 간 우리의 배움터가 되어줄 곳이다.. 2023. 2. 2.
[기탄동감] 거울아, 거울아 내 몸에 어디가 아프니? [기초탄탄 동의보감, 첫 연재] 동의보감, 양생의 길을 비추는 거울 3년 전 『동의보감』 완역본을 구입했다. 무지 두껍고 비쌌지만 열심히 읽어 보리라 결심하고 망설임 없이 사들였다. 하지만 여태 ‘언젠간 저걸 제대로 읽어야 할 텐데...’ 하면서도 잘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기탄동감 세미나를 시작해서 원문까지 읽어가며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되었다. 세미나에서는 한문 원문을 읽고 해석하면서 한 자 한 자 다시 짚어 나간다. 그러면 번역문으로만 읽었을 때 후루룩 읽고 지나가 버렸거나,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 갔던 부분들이 이전과 다르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몸 안에 있는 물을 말할 때도 수(水)라는 글자를 쓸 때와 습(濕:아래에 고인 물, 순환하지 않는 물)이라고 썼을 때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 2016. 4. 21.
『동의보감』과 허준 몸과 우주의 근원적 일치 탐구한 ‘자연철학자’ 고미숙(감이당 연구원) 허준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모르면 간첩이라는 농담도 안 통한다. 그만큼 범국민적 인물이라는 뜻이다. 물론 친근한 것 이상으로 신비화되어 있기도 하다. 고난에 찬 삶의 역정, 라이벌들의 비방과 음모, 예진 아씨와의 지순한 사랑 등등. 물론 하나같이 소설과 드라마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이 이미지들로 인해 허준은 400여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명의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들로 인해 그의 진면목은 봉쇄되어 버렸다.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먼저, 허준의 라이벌 역할을 담당한 양예수는 실제로 허준의 스승뻘이자 당대 최고의 명의였다. 동의보감 편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지만 정유재란 이후 빠졌다. 다음, 많은 이들이 지.. 2011.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