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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29

[내인생의일리치] 아메바언어에서 삶을 살리는 언어로! 아메바언어에서 삶을 살리는 언어로! 김미영 아~ 스트레스! 친구가 얼마 전 뜬금없이 명상센터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다. 이유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고’였다. 일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내려놓고 갱년기 스트레스도 좀 극복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여기, 스트레스공화국. 모두들 입만 열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냐~’ 라고 말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옆집 아이도 쪼그만 입으로 ‘스트레스 짱 나!’라고 말하고, 삶의 모든 경험에 통달했을 법한 팔순의 노모도 ‘스트레스 받아 힘들다’고 말씀하신다. 스트레스는 실적 압박에 짓눌린 회사원이나 경쟁에 내몰린 n포세대 청년만이 독점하는 말이 아니다. 사실 조금이라도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몸이 무거우면 ‘스트레스 때문인가?’하고 의심할 정도로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일상 깊숙이 .. 2024. 4. 19.
"말이 아니면 대화할 수 없는 걸까?" - 완전히 낯선 방법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운 1년. 활동보조와 소통(疏通) 일 년 동안 했던 활동보조 일을 마무리 지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달 뒤면 이 일을 완전히 그만둔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활동 보조 일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적어본다. 1년 동안 여러 명의 이용자들을 만났다. 정기적으로 만났던 이용자들도 있었고, 대타로 일을 하며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이용자를 옮기기 위해 힘을 써야 할 때도, 배뇨 문제를 도와드릴 때도 아니었다. 상대와 소통하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가장 큰 피로감을 느꼈다. 활동보조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상대와의 교류가 중요하다. 물론 여타 서비스업도 상대방과의 관계가 중요하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서비스업은 손님을 응대하는 매뉴얼이 일정 부분 정해져 있다... 2016. 7. 6.
[약선생의 도서관] 『명상록』 - 나를 위해 쓰는 글! 여가, 자기를 만드는 시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글이란 걸 처음 쓰기 시작했던 마흔 즈음, 나는 대체 누구에게 글을 쓰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나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변변한 블로그 하나 없던 나는 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 따위는 애당초 없었고, 설사 있었어도 에세이 발표장이 아니면 내 글을 읽어 줄 사람도 딱히 없었다. 그런데도 고통스럽게 글을 쓰는 내 모습을 보면, 대체 누구에게 보이려고 이 괴로움을 감수하려는지 알쏭달쏭했던 것이다. 직장 스트레스도 감당 못하는 주제에 아무도 안 보는 글에 쏟아내는 그 무의미한 고통이라니, 한심한 노릇 아닌가. 그 여가에 잠이라도 실컷 자 놓지, 이런 참. 고민 끝에 나는 한 가지 묘안을 냈다. 당시 초등학생인 큰 아이.. 2016. 3. 8.
스마트폰과 니체와 언어 - 신체가 되어버린 기계, 언어 #스마트폰-니체-언어 신체가 되어버린 기계, 언어 나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의 두께가 얇아지는 걸 아주 흥미롭게 지켜보는 사람이다. 그것은 우리 피부만큼이나 얇아질 것이다. 아니, 아마 그것은 우리 신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계인간의 신체 말이다. 사실 지금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다니는 시간보다 들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걸 보면 그것은 이미 우리들의 신체가 아닌가 싶다. 안경 없는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렇게 보면 신체란 계속 만들어지고 바뀌는 것 같다. 니체는 흔히 ‘영원회귀의 철학자’로 불린다. 물론 영원회귀를 빼고서 그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에 못지않게 ‘신체의 철학자’로 불러야 한다. 니체는 깨달은 자의 입을 빌려 “나는 전적으로 신체일 뿐, 그 밖.. 2015.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