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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3

[메디씨나 지중해] 이사 이야기 이사 이야기 마라갈 주민이 되다 내가 바르셀로나로 공부하러 가게 되었다고 공표했을 당시, 많은 지인이 나를 찾아가겠노라고 약속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꼭 짚어야만 했는데, 내가 공부하게 될 학교가 행정구역상 ‘바르셀로나‘에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내가 살았던 기숙사 캠퍼스는 시내에서 기차를 타고 사십 분은 나가야 나오는 산에 있었다. 밤이면 멧돼지가 출몰하고, 낮이면 수의대 학생들이 양과 말을 치는 그런 캠퍼스에… 덕분에 나는 지난 일 년 반 동안 바르셀로나 도심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살았다. 내가 찍는 일상 사진은 초록빛 자연의 색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한국 지인들에게 이 야생(?)의 캠퍼스를 소개할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올겨울부터 한국 손님들이 하나둘씩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기 시.. 2023. 4. 25.
[메디씨나지중해] 집 찾아 삼 만리 집 찾아 삼 만리 내가 살았던 도시들을 쭉 나열하면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어 있기로 악명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 때는 연구실 공동주거의 힘을 빌려 세상만사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지만, 뉴욕에 간 순간부터 도저히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집세를 매번 마주해야 했다. 아바나는 또 어땠나? 쿠바는 물가 자체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아바나 집주인들이 외국인에게 요구하는 집세는 쿠바인들의 월급을 생각해보면 치가 떨리는 가격이었다. 그리고 스페인… 나는 처음부터 물가가 저렴하고 음식이 맛있다는 스페인 남부를 노렸으나, 결국 나에게 학업의 기회를 준 곳은 마드리드보다 부동산이 더 미쳤다는 광기의 바르셀로나(^^)였다. 덕분에 나는 이사의 신이 되어가고 있다. 삼 년에 한 번 꼴로 거주국.. 2022. 11. 1.
[메디씨나지중해] 색색의 스페인, 빛바랜 로마, 반가운 친구 색색의 스페인, 빛바랜 로마, 반가운 친구 뉴욕이나 아바나에 도착했던 첫 해에는 유달리 바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노느라고 그랬다(^^). 내가 노는 방법은 여행이었다. 해외에 있으면 여행 욕심이 났다. 한국에 있을 때는 옆 도시에 가는 것도 귀찮아했으면서 말이다. 이 마음은 연애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새 애인을 사귀면 하나부터 열까지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는 것처럼, 새 장소에 가면 그곳의 색다른 모습들을 하루빨리 발견하고 싶다. 가령 아바나는 내가 쿠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장소였지만, 틈틈이 방문했던 인근 ‘플라야 히론’ 해변이나 ‘산타클라라’ 소도시는 내가 쿠바에 대해 더 입체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여행 한 번 가기 힘들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어떨까? .. 2022.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