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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4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上) - 치료를 돌려드립니다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上) 치료를 돌려드립니다 ‘치료’를 아십니까? 예전에 재밌게 봤던 미국 드라마 중에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하우스라는 실력이 출중한 의사를 중심으로 그려진 의학 드라마였는데, 마치 탐정처럼 환자들의 온갖 정보들을 취합하여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를 치료해내는 기술이 아주 기똥찼더랬다. 문제는 그 출중한 의사인 하우스의 성격이 아주 모가 났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모두 거짓말을 한다’라는 전제 아래 병에 대한 단서를 찾으려고 환자의 집에 불법침입 하는 건 예사요,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인간관계가 파탄 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요컨대 치료 과정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공감하는 과정은 쏙 빠져 있었던 셈이다. 아무렴 어떠랴. 환자들은 몸을 낫게 하고자 의사를 찾아오는 것일 터.. 2022. 10. 13.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슬기로운 동거생활─아무것도 베풀지 않는 관계(上) 3편. 동거-동물의 기원을 찾아서(上) 다르게 ‘함께’ 살고 싶다 ‘여우와 두루미’라는 이솝 우화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여우가 두루미를 자신의 식사에 초대했다. 여우는 자신이 평소에 먹던 넓적한 접시를 내왔는데 부리가 긴 두루미는 그것을 먹을 수 없었다. 이 일로 앙심을 품은 두루미는 여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그다음은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두루미는 자신이 먹기 편한 목이 긴 호리병에 식사를 담아 내놨고 주둥이가 짧은 여우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아무리 호의를 베푼다 한들 상대의 처지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란 얘기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 ‘여우와 두루미’ 얘기는 다큐멘터리가 되어 온갖 가정 내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목을 바꾸자면, ‘호모 사피엔스와 동거.. 2022. 8. 24.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2편. 심약한 동거-인간(下) 2편. 심약한 동거-인간(下) 동거─삶의 부분을 함께하기 사실 동거-동물이 이렇게 전면적으로 보살핌을 받는 존재가 되기 시작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건 우리 부모님 세대 이야기만 들어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두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동거-동물이란 지금처럼 집 안에서 사는 동물이 아니었다. 당시 동거-동물이란 대부분이 개였는데, 그들은 대부분 마당을 돌아다니며 살았다. 그들에겐 이불은커녕 집 한 채가 주어진 전부였다. 이런 개들의 풍경은 흔히 동거-동물이 제대로 된 취급을 받기 이전 시대의 모습이라 불린다. 지금의 동거-동물의 대우와 비교해 볼 때 그것은 무지에 의한 학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 사이에는 단순히 동거-동물에 대한 표면적인 대우가 달랐던 것만은 .. 2022. 8. 10.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上) 남산강학원에서 공부하는 이제 갓 수의사가 된 박소담의 "지금 동물병원에 갑니다" 연재가 시작됩니다. 동물 병원에서 일하며 마주하는 질문들을 풀어낸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의사, 한 마리 호모 사피엔스가 되다(上) 의사가 되지 못한 수의사 나는 수의사다. 일을 시작한 지는 반년도 안 됐다. 내가 수의사가 된 이유는 7년 전 지망 대학을 고르는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왕이면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성적이 모자랐다. 그럼 뭐하지, 하고 고민하던 참에 친척들이 말해주길, 수의사야말로 요새 떠오르는 전문직이라지. 물론 거기엔 열댓 마리의 개‧고양이들을 싸게 맡기겠다는 친척들의 큰 계획이 있긴 했다. 그들의 염원이 통했는지 어쨌는지 나는 수의대에 들어갔고 결국 수의.. 2022.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