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81 데이비드 그레이버 『가능성들』 새로운 물신, 혁명의 순간 데이비드 그레이버 『가능성들』새로운 물신, 혁명의 순간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마지막 "나귀의 축제" 장면은 볼수록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아주 장엄하다. 신이 죽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서도 우중(愚衆)들은 나귀를 대상으로 다시 경건하게 신앙을 찾아 나선다. 특히 지체 높은 경배자들이 연도를 하자 그때마다 나귀가 마치 신의 목소리인양 “이-아” 하고 화답하는 장면은 교회 미사와 오버랩되어 무척이나 현대적이며 영화적이다. 이 장면은 제 발로 거렁뱅이가 된 자, 그리고 차라투스트라와 그림자가 쫒고 쫒기는 장면과 함께 이 책에서 가장 연극적이고 영화적인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 다 자기 이외의 것, 자기 자신을 구속하고 마는 것에 자기를 의탁하는 피로한 자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주.. 2017. 8.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