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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공지

『자기배려의 인문학』 강민혁 저자 강연회 후기 + 강의 하이라이트

by 북드라망 2014. 9. 10.


눈으로 확인하는 ‘자기배려 효과’^^ 





지난 9월 1일, 드디어 『자기배려의 인문학』을 쓰신 강민혁 선생님의 저자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장소는 북드라망이 사랑해 마지않는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저희가 모시기로 예정했던 인원은 40분이셨는데 정원의 3배도 넘는 신청자가 몰렸었더랬지요(솔직히 기뻤습니다, 하하^^). 옆 강의실에서 의자와 책상을 빌려오더라도 최대한 많이 오시게 하자, 해서 한 열 분 정도 더 오실 수 있게 준비를 했습니다. 강연회 날, 당연히 저희는 먼저 강의실에 가서 이런저런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슬부슬도 아니고 아주 좍좍 장대비가 내리더군요. 아흑, 이런 악천후를 뚫고 독자님들이 과연 와 주실 것이냐, 말 것이냐 머리가 핑글핑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일찌감치 도착하신 강민혁 선생님은 준비해놓은 간식도 드시지 않고, 강의를 준비하시고 계신데……… 이, 이걸 어쩐다,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마…많이 오셨습니다. 모집 정원이었던 40분보다 더 많이 오셨으니 말이에요. 아주 기분 좋게 ‘많이 당황’했습니다^^. 와주셨던 분들 모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됐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글을 보고 계신 지금의 절기는 백로(白露)이지만 강연회가 있었던 9월 1일만 해도 처서(處暑)였답니다. 따로 부탁드리거나 한 것도 아닌데, 당신이 생각하시는 북드라망 최고의 명저라시며 『절기서당』 칭찬으로 강의의 첫머리를 여시더군요(센스!^^)




처서의 ‘처’(處)를 여름의 산만함을 끊어 낸다는 뜻으로 풀이하시면서, 그렇기에 자기가 살아온 익숙한 틀과의 결별이라는 의미에서 ‘자기배려’와도 연결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이야기는 선생님께 아주 익숙했던 술, 담배를 끊어냈던 사건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실은 그 에피소드는 일전에 저희가 올려 드렸던 강민혁 선생님 저자 인터뷰에서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는데요. 야근과 회식이 끊이지 않던 어느 날, 급기야 선생님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셨고, 사모님의 손에 끌려 병원에 가시게 됐는데, 거기서 의사 선생님에게 “선생님, 그렇게 사시면 죽습니다”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사실 의사는 상태가 심각하다, 라는 이야기를 선생님께 겁을 주기 위해 조금 세게 한 것일 수도 있고, 심지어 선생님은 그전까지만 해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도 그 길로 술을 드시러 가셨던 1인이셨는데도 그때는 그 소리가 들어왔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미 들었던 이야기였는데도, 이 대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들린다’는 것에 열쇠가 있는 것 같아서요. 


이제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찾아간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프로젝트’ 강의. 그곳에서 선생님이 평상시에 쓰던 단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를 듣게 되면서, 선생님은 저 ‘아름다운’ 세계에 나도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셨다지요. 드디어 선생님의 몸과 마음이 ‘처’(處)해야 할 곳을 찾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운 새로운 언어를 익히기 위한 선생님의 분투가 시작됩니다. 평일엔 회사에 묶여 있더라도 주말 동안 가능한 세미나와 강의에 모두 참여하고, 니체를 공부할 때면 도서관에 가서 니체에 관한 모든 책을 찾아다 두고, 선생님이 찾고자 하는 개념이나 쟁점이 나오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모두 필사해 나가고, 그 필사한 메모들을 붙들고 주어, 동사, 목적어를 분해하며 그 말의 뜻이 파악하려고 애를 썼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너무너무 즐거웠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이 인용하셨던 세네카의 말을 바꿔서 표현하자면 선생님은 이제 ‘욕망할 줄 알게’ 되신 거죠(콩~구레츄레이숑s! 이 이야기를 하실 때 선생님의 표정을 보면 정말 저렇게 축하해드리고 싶어진답니다 ㅋㅋ).


세네카가 말하길 “다른 사람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푸코가 말하길 “단 한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자기가 되는 실천”이라는 ‘자기배려’를 저는 아직 글로만 배워서, “000가 자기배려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왜 마시는지도 모르는 채 술을 마시는 대신, 책을 읽고, 베끼고, 글을 쓰는 삶으로 저렇게 환한 얼굴을 하고 계신 선생님의 얼굴을 보니 자기배려의 ‘효과’만큼은 확실히 알겠네요.^^ 


북드라망 독자님들도 그 효과를 확인해 보셔요. 밑에 하이라이트 영상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자기배려의 인문학 - 10점
강민혁 지음/북드라망
절기서당 - 10점
김동철.송혜경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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