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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15일마다 새로워지는 시간과 공간, 그 삶의 리듬을 찾아서!

by 북드라망 2013. 10. 29.

'잃어버린 시간', 절기로부터의 초대!




북드라망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24절기 이야기'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짝짝짝짝~~~!!! 


마침 책 뒤에는 가을을 맞이한 은행나무가 노란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암튼, 가을의 끝자락 절기인 '상강'의 흐름을 타고 있는 요즘~~ 이렇게 새 책을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11월 7일인 입동을 지나면, 우리는 본격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로 진입하게 되기 때문이죠~ 언제 읽어도 좋지만, 한 계절이 마무리되고 다른 계절이 시작될 때 특히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시대의 우리에게 절기는 낯설다.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전통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잠깐 배웠던 게 전부다. 그후 더 만날 일도 없었다. 그렇게 절기는 지금의 우리와 섞이지 못한 채 변방으로 밀려난 시간이었다. 지금 우리는 시간을 숫자로만 인식한다. 2013년, 2014년……혹은 1월, 2월……하는 식으로. 숫자로 표상되는 시간은 우리에게 숫자의 증감 외에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 우리가 기념일로 여기는 날도 숫자놀음이긴 매한가지. 어쨌든 그날의 이벤트들은 반짝하고 나타났다 사라진다. 삶과 어떤 접점도 만들지 못하고, 새로운 출구도 열지 못한 채.


그러나 우리의 첫걸음은 소박했다. 연애도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흔한 말에서 질문은 시작되었다.


─김동철·송혜경 지음, 『절기서당』, 5쪽


그리고 만난 절기력은, 이제 예전에 알던 그 명절로서의 절기력이 아니었습니다! 두둥!



절기력은 한마디로 태양이 움직이는 24걸음이다. 태양이 움직일 때마다 사건이 발생한다. 태양이 첫발을 내딛으면 땅속 깊이 봄이 시작되고(입춘), 두번째 스텝을 밟으면 얼음이 녹는다(우수). 그리고 세번째 발자국에선 개구리와 벌레들이 튀어나온다(경칩).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한다. 이런 식으로 태양은 약 15일마다 변화를 만들며 춤추듯 돌아간다. (같은 책, 6쪽)


그리고 절기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두 저자는 바지런하게 관찰하고 느끼고 생각하게 됩니다. 경칩에는 남산 산책로에서 때마침 개구리를 만나 경칩임을 실감하기도 하며 "나 혼자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닌 태양과 달, 별, 바람이며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까지도 이 순간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지요.


농부가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싹이 자라 열매를 맺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저자들도 농사대신 '원고 작업'으로 그러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런 면에서 『절기서당』은 두 사람의 농사 결과물인 셈이죠~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 절기는 바로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내 마음의 코드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서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시공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또 궁금하다. 새로운 세계 안에서 우리는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절기는 결코 시간 혹은 달력이라는 말로 대체될 수 없다. 마음과 우주의 리듬, 그것이 바로 절기다. 또한 봄·여름·가을·겨울의 이 리듬이 곧 자연이다. 농부는 이 세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태양과 함께 걸으며 빛, 소리, 습기, 바람 등과 관계 맺는 길을 내었다. 절기가 바뀔 때면 몸과 마음을 달리했던 농부들이 부르던 노래, 농가월령가. 우리는 이 책 『절기서당』이 21세기 도시의 농가월령가가 되기를 바란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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